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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조각들

베짱이네/다상량多商量 2010/07/06 06:46 Posted by 베짱이세실

 

 

 -1-

자기를 숨기기는 참 힘든 일이어서 넉살좋게 대처했다고 생각했다가도 어느 순간 예기치않게 임계점이 넘어버리는 순간이 온다. 별 거 아닌 거에 이성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그 순간을 빌어 깨닫는다. 앞서 그 순간들을 견디고 있었음을.

-2-

가끔 글을 쓰면서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이 되곤 한다. 하지만 결국 글쓰기를 취미로만 삼지 않을 작정이라면 무모해질 필요도 있다. '나'라는 검열자도 많은데 '너'라는 검열자까지 합세하면 쓰기도 전에 패배자가 되는 수가 있다. 패배자가 되더라도 일단 쓰고 나서, 끝을 보고 나서, 되겠다.

-3-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면 요즘 생각나는 글귀는 이상의 '내일은 진종일 화초만 보고 놀리라, 탈지면에다 알콜을 묻혀서 온갖 근심을 문지르리라...'(<산촌여정>) 이상의 문장엔 참으로 기발한 비유들이 많다. 이런 비유를 쓸 수 없을 바에얀 그냥 소박한 문장을 써야 한다(그럼에도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 프루스트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쓰던 상투적인 표현들에 얼마나 염증을 내었던가.

-4-

지지미 파자마를 샀다. 어렸을 때 싫어하던 원단이었는데 지지미에 대한 인식을 바꿔 준 책이 가와바타 야스바리의 <고도>였었나(지지미에도 '급'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튼 시원하고 좋다. 홍어 맛을 알게 된 것처럼 지지미를 좋아하게 된 것에서도 어른이 되었구나, 생각하는 중. 

-5-

배는 고프고 집이 어질러져 있을 때 나는 청소부터 먼저 하는 쪽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방 안에 내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는 걸 보고도 매섭게 혼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성정을 닮아 버렸다. 내 머리카락은 정말 많이 빠진다, 거기에 육덕군 털까지 (어느 땐)감당 못할 정도로 빠져 있어 청소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세상의 모든 털들'과 싸우는 것 같군.

-6-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라고 말할 때 죄책감 없는 사람이 되는 것과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라고 말할 때 죄책감이 없는 내 부분. 이 둘 사이에 갈등이 이는 때가 있다. 가끔 전자는 한 사이즈 작은 옷을 마련해 두고 그 옷에 내 몸집을 맞추려는 애처로움까지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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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자기를 숨기기는 참 힘든 일이어서 넉살좋게 대처했다고 생각했다가도 어느 순간 예기치않게 임계점이 넘어버리는 순간이 온다. 별 거 아닌 거에 이성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그 순간을 빌어 깨닫는다. 앞서 그 순간들을 견디고 있었음을.

    2010/07/06 21:01
  2. Dvorak - Piano Trio No.4 in E minor (Dumky), B .166 (Op 90)

    Tracked from 미르의 음악과 사진이야기  삭제

    Dvorak Dvorak은 피아노 3중주 곡을 4곡 작곡했지만, 나머지 곡들은 별로 연주되지 않고, 제4번이 널리 사랑 받았다. 드보르자크의 실내악곡 가운데서 현악 4중주곡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걸작으로 1891년에 작곡했다. 오늘은 Beaux Art Trio의 연주로 드보르작의 피아노 3중주곡 No.4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피아노 3중주곡 둠키는 전악장에 Dvorak이 그토록 사랑하던 우크라이나 지방에서 생겨 보히미아에까지 퍼진 민속무곡 둠카가..

    2010/07/0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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