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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내뱉은 하얀 숨이
지금 천천히 바람을 타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속에
조금씩 사라져가
멀고 높은 하늘의 속에서
손을 뻗는 하얀 구름
네가 내뱉은 숨을 마시고
두둥실 떠올라
아주 예전의 일 같아
수면 위의 구름이 흘러가(BGM 가사)

하루가 끝나고 사람들이 귀가를 서두를 무렵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톤지루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맥주/ 사케/ 소주/
술 종류는 한 명당 세 병까지
메뉴는 이것뿐.

나머지는 마음대로 주문해주면
가능하면 만든다는 게
나의 영업 방침이야.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경까지.
사람들은... 심야식당이라 부르지.

손님이 오냐고?
그게 꽤 많이 와.

 

 1화 비엔나소시지와 달걀말이, 2화 고양이밥, 3화 오차스케, 4화 감자샐러드, 5화 버터라이스, 6화 카츠돈, 7화 달걀샌드위치, 8화 소스야키소바, 9화 벌린전갱이구이, 10화 라면(인스턴트다)까지... 어렵고 대단한 음식은 없다.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도 되느냐는 손님의 말에 마스터(주인장)은 "사진은 찍어도 선전이 안 되게 해줘.'라고 말하는 쪽이고 비싼 레스토랑 메뉴에 별을 주러 다니는 요리 평론가는 "이 가게는 알려주고 싶지 않아. 손님이 늘면 내가 못 들어오잖아."라며 자신이 즐겨 먹는 버터라이스에 별을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밤 12시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이 심야식당에 찾아오는 손님들은 야쿠자, 늙은 게이, 무명가수, AV유명배우(여자가 아니라 남자다), 유랑 악사, 그다지 유망하지 않은 복서, 바에서 일하는 과부와 딸, 신문배달을 하면서 힘겹게 대학을 다니는 청년,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아이돌 출신 여배우, 스트리퍼... 결코 이 사회의 주류라고 말할 수 없는 부류들이 이 식당에서는 주류를 이룬다. 서로를 멸시하거나 터부시하는 일은 없다. 그들은 'ㄷ'자 모양의 바에 공동체를 이루듯 둘러앉아 타인의 일에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파하며 기뻐할 줄 안다. 에피소드를 이루는 각 음식들은 심야식당 손님들의 사연과 추억에 기인한 소울 푸드다. 손님들은 서로에게 자신의 음식을 권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늘 주문하는 것 대신 다른 사람이 즐겨 먹는 음식을 주문하기도 한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도 그들은 크리스마스이브지만 변함없이 그 조그만 식당이 꽉 차도록 둘러앉아 야쿠자 류와 겐이 가져온 뜻밖의 선물, 대게를 구워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모습으로 게의 속살을 발라먹고 쪽쪽 빨아먹느라 여념이 없다. 그리고 'ㄷ'자 바의 안쪽에서는 마스터가 예의 팔짱을 끼고 좌중을 주시하며 "이런 게 바로 'silent night'이지." 중얼거리는 식이다.

과묵한 마스터의 왼쪽 눈에 난 상처의 미스터리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풀릴 줄 알았는데 마스터만큼이나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던 오다기리 죠가 이번에는 먼 곳으로 떠나는 긴 여행이 될 것 같다고 마스터에게 작별을 고하면서 그 상처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지겠다고 말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떠나기 며칠 전 오다기리 죠는 점을 보았는데 전생에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했다... 이에 마스터는 평소 오다기리 죠의 뜬구름이라도 잡는 듯한 어투를 흉내내어 "세상은, 유랑하고 헤매고 돌아온다."는 말을 건넨다.

마스터의 말처럼 세상을 유랑하고 헤매이다 돌아와도 그 곳에서 한결같은 맛과 이해심으로 나를 기다려 줄 것만 같은 곳, 심야식당. 손님들은 거울을 보듯 마스터 왼 얼굴에 나 있는 상처자국을 보고 자신의 상처를 환기할 것이다. 모름지기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그것과 마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니까.

10화까지 다 보고 나니 느닷없게도 아주 오래 전 즐겨 읽었던 하라 히데노리의 만화가 생각났다. 그가 그린 연애 만화가 무엇보다 현실을 비켜가지 않아서 좋다는, 역시 아주 오래 전 남자친구도 덩달아 생각났다. 거짓화해 없이, 음식으로 치면 뭐냐, 저 메뉴판에 있는 톤지루(돼지고기 된장국)와도 같이 담담한 게 하라 히데노리 만화에서 맛보았던 쓸쓸한 정서와 닮아 있기 때문인가.

<심야식당>... <노다메 칸타빌레>이후, 비로소 내 취향인 일드를 또 한 편 발견하고 마음껏 감동했다.

*<심야식당>에서 배운, 요긴한 요리 Tip 둘

1ㅣ 감자 샐러드를 할 때 감자는 껍질 채 삶아야지 훨씬 맛이 좋다. 양파를 넣을 거라면 으깬 감자가 따뜻할 때 넣고 마요네즈는 으깬 감자가 식고 나서 섞는다.

2ㅣ 강은 껍질부터 바다는 몸통부터, 무슨 말이냐면 민물 생선은 껍질부터 굽고 바다 생선은 몸통부터 구우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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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생각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세상을 유랑하고 헤매이다 돌아와도 그곳에서 한결같은 맛과 이해심으로 나를 기다려 줄 것만 같은 심야식당. 손님들은 거울처럼 마스터 왼 얼굴에 나 있는 상처자국을 보고 자신의 상처를 환기할 것이다. 모름지기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그것과 마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니까.

    2010/01/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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